오랜만에, 두 달만에 기타 레슨 일기를 쓴다. 그동안 뭐가 그리 바뻤는지.
오늘은 오랜만에 선생님의 칭찬(?)으로 시작했다. 나의 연주를 들으시고는 비디오는 아티스트의 모습이 물씬 느껴지지만 오디오는 개판 - - 이라고 하셨다. 하긴 내가 봐도 오늘 나의 비주얼은 그럴싸했다. 검정색 터틀넥에 약간 긴 머리. 캬... 얼핏 보면 ('얼핏' 봐야한다 꼭) 분위기있는 아티스트의 모습. 하지만 연주는 개판이라는 것이 더 중요한 사실.
3번, 4번을 연달아 연주했다. 4번 연습에 집중하다 보니 3번 연주는 지난 시간 보다 더 안 좋았던 것 같다.
3번에서 선생님께서는 역시 전타음에 대한 지적을 하셨다. 나의 경우는 여전히 전타음과 뒤에 등장하는 해결음의 차이기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렇다. 난 여전히 한음한음 소리는 내는데 바뻤지 지난 시간에 배운 음악적인 표현을 할 여유가 없었다. 연습 부족이 원인이다. 전타음의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다른음 보다 더 크게 느껴지게 (음량 혹은 길이), 차이가 느껴지게 연주하라는 주문을 다시 하셨다.
또 16마디 후반부가 너무 뻣뻣하고 재미없다고 하셨다. 16마디는 기존 흐름이 끝나면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부분인데 그런 느낌을 못 살렸다늠 말씀. 좀더 풍요롭고 여유있게하라고 하셨다. 지난 시간에 말씀하신 템포누바토 표현을 하지 않고 그냥 급하게 쳐내려갔다.

또 21마디~22마디는 운지를 지적하셨는데, 21마디의 왼손 4번 손가락(시)이 그대로 22마디(#도)까지 이 가는 운지를 제안하셨다. 맞다. 그렇게 해야 연결이 자연스럽다.

4번에 대한 수업이 바로 이어졌다. 4번에 대한 선생님의 첫번째 평은 ‘연습곡의 목적에 안맞게 연습했다는 것’. 이 곡은 하행 리가도 연습을 위한 곳인데, 내 경우에는 온전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음이 그저 동일한 음량으로 연주했다고 하셨다. 일단 첫 마디를 예로 들면 레-#파-라-시 부분이 고조(비화성음 ‘시’가 가장 강한 긴장을 만들어내게끔) 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부분 표현이 미흡했다는 것. ‘시’음은 긴장음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하셨다. 이 곡 전체에 걸쳐 이와 동일한 패턴이 진행되면서 통일성 있는 율동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내 경우에는 이런 기본적인 접근에 무지한 탓에 전체적으로 다 재미없는 연주가 되어버렸다는 것. 강세의 위치를 ‘시’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바꿔서 연주를 해보면 차이를 더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즉, 어떤 부분에 강세가 들어가고 어떤 부분을 약하게 하는 것이 이 곡의 악상에 걸맞는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말씀.

그리고, 연습 초기에는 리가도를 강하게 pulling off할 것을 주문하셨다. 마치 야구에서 풀스윙을 기본으로 연습하고 그 뒤에 다양한 스윙과 번트 등을 연주하는 것처럼 연주에서도 리가도에 대한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연습을 충실히 다시 할 것을 주문하셨다. 특히 이 곡은 리가도에서 손목을 사용할 수 없는 곡(전체적으로 화음을 내줘야하는 곡의 특성상)이라 손가락의 힘만으로 리가도를 써야하는 곡이기 때문에 리가도 표현이 어려울 수 있는 곡이라고 하셨다.
5마디 후반부의 왼손 운지 2,3,4가 어렵다면 1,2,4로 바꿔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물론 2,3,4의 운지를 그대로 써서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심은 ‘음악’ 즉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역시 5마디의 크레센도를 보다 쉽게 살리고자 한다면 아포얀도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귀띔해주셨다..

왼손 포지션 이동에 대해서도 지적하셨다. 포지션 이동하는 타이밍을 일정하게 유지하라고 하셨다. 또 프렛 옆을 누르라고도 하셨따. 프렛에서 떨어진 곳을 잡으면 손가락이 휘청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연주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손에 힘이 더 들어가게 된다고 하셨다.이것은 내 오랜 습관과 관련된 부분이라 선생님의 주문대로 바로 하기가 힘들었다.
또 느리게 연습해도 탄현은 빠르게 하라고도 하셨다. 즉, 느리게 연주한다고 해서 리가도의 pulling off시점이 늘어지지 않게 하라는 말씀을 하시며, 템포와 속도는 동일한 것이 아니란 말씀도 하셨다.
4번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음을 확실히 내게끔 연습하는 것. 내겐 왼손의 습관을 바꾸는 동시에 오른손까지 신경써야하는 그야말로 어려운 상황.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연습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오늘은 외모는 아티스트 같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은 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