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tar lessons
기타 레슨 24 - F. Kleynjans. Romance No.1 op.100 - (1) 20130207
vegetarian
2013. 2. 7. 22:26
나의 연주를 들으시더니, 늘 그러셨던 것처럼 뭘 잘못한 것 같냐고 물으셨다. 나 역시 늘 그랬던 것처럼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사부의 이런 질문이 너무 무섭다. 대뜸 책 한권을 들어보이셨다. 작은 글자가 잘 안 보인다고 대답하시자 화상캠 가까이 책을 들어보이셨다. 법륜 스님의 책이었다. ‘기도-내려놓기’란 제목의 책이었다. 책 본문 중 나오는 말이라고 하시면서, 원인 파악을 제대로 해야 개선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무조건 하는 반성만으론 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 맞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반성이 너무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 아르페지오 표현을 제대로 못했다고 하셨다. 리듬과 하모니와 멜로디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청중이 받아야 하는데 나의 경우엔 이런 표현이 서툴렀다는 말씀을 하셨다.
로망스에 대한 설명을 잠시 하셨다. 로망스는 처음엔 성악으로 출발한 장르이지만 낭만시대에 접어들어 기악곡으로 사용되기 했단다. 이 곡의 경우, 유사한 주제의 노래를 슬쩍(?) 바꾸면서 반복되는 형식의 곡으로, 낭만적인 듯 하지만 고전적인 형식을 취한 곡이란다. 이 곡은 멜로디 라인이 아름다운 탓에 그저 감상적으로, 마치 음악을 소비하듯 듣고 즐길 수도 있겠지만, 내용 면에서는 공부할 내용이 무척 많은 곡이란 설명도 덧붙이셨다. 그렇다. 나 역시 이곡을 처음 듣는 순간, 마치 유행가나 뉴에이지 음악 듣는 것처럼 멜로디 자체에 매혹되어 버렸다.
선생님은 ‘선율과 아르페지오의 협연’이란 표현으로 이 곡을 정의하셨다. 이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선율과 아르페이지오가 이 곡에서는 두개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나의 연주에서는 아르페지오부터 무너졌다. 오른손 엄지가 베이스 탄현을 확실히 해줘야하지만 빗맞은 듯 불안정하고 느낌없는 연주를 했다고 하셨다. 베이스가 제 역할을 못하다보니 이 곡의 베이스 라인을 만들어주는 클리셰(cliche)를 제대로 표현될리가 만무. 클리셰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멜로디의 화성에 침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된 기법으로 낭만시대에 대유행을 했단다. 이곡에서는 베이스음이 으뜸음에서 딸림음으로 반음계적으로 하향하는 클리셰를 사용했다.

이 곡에서는 폴리 리듬(복합 리듬? 정도로 표현할 수 있으려나?)도 사용되었다고 하셨다. 반주부는 아르페지오의 첫박(클리셰가 사용된 베이스음)에 강세가 붙지만 멜로디 라인은 두번째 박자의 점 음표에 강세가 들어가게 된다는 것. 그리고 지속음으로 Am조의 9도음인 ‘시’음이 지속음으로 등장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곡이 진행될수록 멜로디에 성부가 늘어나면서 복잡해진다. 즉 다성부의 표현이 관건인 곡.
오늘은 세컨드 파트를 악보대로 연주했는데, 선생님은 다른 연습방법을 제안하셨다. 이 곡은 1 기타와 2 기타가 멜로디와 반주 부분을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가며 하는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따라서, 한 파트에 멜로디와 반주가 번갈아 나온다. 사부님께서는 멜로디만 모아서, 또 반주부만 모아서 연습해보라고 하셨다. 즉 1, 2파트를 건너뛰어가며 반주 또는 멜로디를 연주해보라는 말씀.
사실 끌레냥스의 로망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 앙상블 활동하던 시절에 세컨드 기타를 했던 적이 있다. 벌써 9년 전 이야기. 당시에는 음악적 이해 없이 손가락 움직이기 바빴던 것 같은데, 이제야 제대로 공부하는 셈.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라 앞으로의 수업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