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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 lessons

기타 레슨 5 - F. Sor 24 Very Easy Exercises, Opus 35 - Exercise 13

by vegetarian 2012. 5. 18.
이번 주 레슨곡은 24 Very Easy Exercises, Opus 35 의 Exercise 13였다. 나의 연주를 들으시더니 선생님께서는 템포만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나머지는 불안정하며, 악상 전달은 안 되었다고 했다. 연주라는 것은 연주자가 이해하는 것을 청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인데, 그 부분이 잘 안 되었다고 하셨다. 결국 연주의 정말 중요한 요소를 놓쳐버린 것.



지적은 계속 이어졌다. 먼저 반주부분의 강약 조절에 문제가 있었다. 반주 부분에서 베이스음 ‘도’ 다음 박자에 등장하는 ‘미솔’ 혹은 ‘파솔’에서 미와 파를 지나치게 강하게 연주했다는 것. 결국 첫 박에 등장하는 베이스도 강하게 연주했는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음까지도 강하게 연주함으로써 강요받는 듯한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정말 난 그렇게 연주했다. 더구나 a 손톱이 부러지는 바람에 베이스음과 그 다음 이어진 ‘미 혹은 파’ (내가 불필요하게 강하게 연주한 음) 음을 p 로 연주했는데, 여기서 내가 힘 조절에 신경을 안 쓴 것이다.  안 그래도 힘이 가장 센 엄지음으로 두 음을 연타(?)함으로써 강박이 매 마디마다 두번 연속으로 등장했으니 거북하게 들리는 것이 어쩌면 너무 당연. 참고로 소르 시대에는 당시 연주 스타일 상 내가 연주한 것과 같이 p 손가락으로 베이스음과 그 다음 이어지는 음을 연주했을 거란다. 아무튼 이런 이유에서 반주 부분 연습을 더 해야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곡에서는 특히 반주 부분이 가지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강의가 이어졌다. 강세를 아끼면서 연주하라고 하셨다. 통상적인 연주에서처럼 첫 박을 강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이곡에서는 베이스음이 그저 계속 밑으로 깔리는 역할을 하므로 첫박에서 조차 강박으로 연주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곡을 보면 앞 부분 15마디까지(편의상 파트 A)는 각 마디의 화성과 상관없이 베이스음이 무조건 ‘도’이다. 이는 고전시대 음악의 관용적인 용법으로, 다른 화성과의 연관성 없이 베이스를 지속음으로 계속 깔아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곡에서는 마디 첫 박의 베이스 음이라고 해서 굳이 강하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이로써 나의 의문도 하나 풀렸다. 왜 화성과 상관없이 베이스음이 무조건 ‘도’인지 연습하면서 의아했던 것이다. 또 이러한 베이스음은 마치 피아노에서 페달을 밟아서 내는 서스테인과 같은 역할을 하므로,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운지 역시 바꾸지 말고 ‘도’음은 같은 손가락으로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 악보에서는 이 베이스음의 운지가 3번 손가락에서 2번으로 변경하는데, 그렇게 하지말고 3번으로 계속 누르면서 다른 운지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곡이 처음 시작되는 음에서는 테누토를 써서 음을 충분히 길게 연주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연주에서 첫박은 보통 그렇게 표현한단다. 





17 마디부터는 곡의 분의기가 전환되는데, 도미넌트 화성으로 시작된다. 17마디부터 24마디까지 또하나의 파트 (파트 B) 로 묶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앞부분과는 달리 내성부의 ‘솔’음이 지속음 역할을 하면서 계속 등장한다. 화성은 역시 도민넌트와 토닉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하고 24마디에가서 반종지로 끝나면서 뒤에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할 것을 예고한다. 


25마디부터 끝마디인 32마디는 앞의 A파트를 변형한 형태를 띄는데, 이 부분의 화성진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연습하면서도 주목했던 부분이었다. 서로 다른 디미니쉬 화성이 한 곡에 두 개나 등장하는 것이 조금 신기하면서도 의아했다. 27~30마디의 화성 진행을 보면 G#dim-Am-C#dim-dm로 진행된다. 여기서 Am와 dm는 각각 으뜸화음(C)과 버금딸림 화음(F)의 대리 화음으로 쓰인 것이고, 그 앞에 등장하는 디미니쉬 코드들은 이 대리화음을 수식하기 위해 등장하는 화성이다. 대리화음의 역할은 곡의 색채감을 변화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대리화음 대신 원래 화음을 써도 상관없지만) 실제로 대리화음 Am가 쓰인 부분의 멜로디는 파트A(4마디)와 같으나 대리화음을 사용함으로써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각각의 대리화음 앞에 등장하는 디미니쉬 화음은 이 대리 코드들 보다 반음씩 낮은 G#dim, C#dim를 사용함으로써 반음계적인 진행의 느낌을 준다. 이 화음에 이어 버금딸림화음과 으뜸화음이 이어지면서 곡이 끝을 맺는다. 

오늘 레슨은 연습을 좀 더 열심히 하라는 나무람과 함께 끝이 났다. 스승으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지적이다. 더 열심히 연습하자. 아 부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