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소나티네 OP.71 NO.1의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되었다. 변주곡 형식의 1악장에서 주제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수업이었다.
음악적 이해가 너무도 부족한 (ㅜ.ㅠ) 나의 연주를 들으시고 선생님은 말씀을 이어가셨다.
1악장 처음 16마디까지는 변주곡의 주제부에 해당하므로 청중에게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도록 연주해야하는 것이 핵심이다. 뒤에 이어지는 변주부분은 말그대로 주제를 변형한 형태를 띄므로, 처음에 주제를 청중에게 명확히 각인시키지 않으면 변주부분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는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나의 연주는 말 그대로 무지(無知)한 연주였다. 주제의 특성을 명확히 살리지 못한 것이다.

맨 처음 등장하는 주제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셨다. 1~3마디에 해당하는 부분은 주제부 중에서도 세번이 등장하는 부위이며, 외성과 내성부가 각각의 길을 가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은 점점 고조되는 느낌이므로 크레센도로 연주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 세번째 마디의 세번째 박자의 음은 내성과 외성부의 음역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지고 동시에 가장 높은 음을 내고 있으며 부점까지 붙여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이 부분까지 크레센도로 온 후, 레가토를 꼭 지켜서 부점 표현을 충실히 한 이후에 다음 박자부터 데크레센도로 흘러내려가는 것이 적절하다.
그리고 16마디까지(주제부)에 세번이나 등장하는만큼 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셨다. 이 일관성은 청중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하고 다가올 음을 예측가능하게 하여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지막 세번째 등장하는 주제에서는 (14마디)에서는 부점을 조금 더 길게 끌어줘(over dotting) 약간의 변화를 줌으로써 계속되는 반복에서 오는 식상함을 살짝 깨주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다섯번째 마디의 세번째 박자의 음은 강하게 연주할 경우 무척 거슬리고 촌스럽게 들릴 가능성이 있다. 앞에서 강하게 연주한 '미-도' 화음이 마치 관성으로 솔음을 거쳐 세번째 음인 '레-솔'까지 이어지듯 연주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흐름은 다시 뒤에 또다시 등장하는 주제에서 데크레센도 된다.
사실 이런 음악적인 내용을 모르고 그냥 마구 연주하면서 그리 어려운 곡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은 역시 무식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연주하면 실제로 공부할 것이 많은 곡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제대로 가르쳐줄 스승을 만나야 얻을 수 있는 지식이다. 기타 학습에서 손놀림과 기교만이 아닌 음악 자체를 가르쳐준 선생님은 예전에는 만나지 못했다. 아무튼 나는 여러면에서 스승복은 있는 듯하다.